기억의 그릇
금생에 누군가에게서 빼앗기는 일은 전생에 누군가에게서 뺏은 것을 되돌려주는 것이니 마음에 담아두고 지극히 속상해 할 일은 아니고, 금생에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은 전생에 누군가에게서 받은 것을 돌려주는 것이니 괜시리 으쓱할 일은 아니다. 오고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아무런 일도 없는 것이다.
쓰레기 산이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 까지 악취가 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집집마다 꽃을 심었다. 깨끗한 도심 한복판이라고 해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까지 향기로운 것은 아니다. 그들중 누군가는 자신의 악취로 그 공간을 뒤덮는다. 악취는 어디에서 오는가? 자신을 포기하는 데에서 온다. 향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자신을 깨어서 비추어 봄으로 온다. - 따뜻한 선인장의 글을 보고.
왜 법 문답을 하는가? 눈이 바른 가를 가려내기 위함이다. 왜 눈이 바른 가를 가려내야 하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떤 가에 따라, 동시에 몸 담고 있는 이 세상과 이 삶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마치 그림을 그릴때, 시선이 가서 닿는 소실점을 어디에 찍느냐에 따라서 그려지는 그림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것과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