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차
맹물을 가져다 아무리 끓여도 그것은 맹물이다.
한 겨울을 견뎌 피어난 잎과 꽃을 넣은 물은,
오래 우릴수록 향이 짙은데 그것을 '차茶'라고 한다.
잎과 꽃은 모두 한 때 떨어져 나온 것들이다.
———
고통의 계절
우리는 살아 있는 한 두려움을 느낀다.
이는 우리 존재에 내재된 부분으로, 매우 추운 겨울날이나 나뭇가지를 부러뜨리는 바람처럼 자연스러운 것이다. 만약 우리가 그것을 저항하거나 회피한다면, 우리는 깨달음을 얻을 호기(好期)를 잃게 된다.
너 고통의 밤이여.
왜 나는 너를 받아들이기 위해 더 깊이 무릎 꿇지 않았던가.
슬픔을 가누지 못하는 자매들이여,
왜 나는 항복하며 당신의 풀어헤친 머리칼에 얼굴을 묻지 않았던가.
우리는 고통의 시간을 얼마나 낭비하고 있는가,
고통의 끝이 있는지 그 너머만을 보며 얼마나 괴로운 시간을 보내는가.
그러나 고통은 참으로 우리들의 계절,
우리들의 겨울......
-릴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