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그릇
우리가 죽어갈 때에 지나온 세월이 영화처럼 눈 앞에 펼쳐진다고 하는데, 나 또한 그랬다. 한 생이 저무는 죽음도 물론 그러하거니와 좀 더 가까이 말하자면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니, 순간 순간 죽어가며 순간 순간을 살아가는 이 찰나는 스스로가 지었던 과거의 모든 기록들이 지금 눈 앞에 그대로 반영反映되어 영화처럼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바라보며, 무엇을 찍어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