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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그릇]

2022. 5. 15. 10:09

 

                                 

            

나이

 

산 나이가 죽은 나이고
죽은 나이가 산 나이다. 

사는 만큼 죽어갔고
죽는 만큼 살아왔다. 

이것이 우리의 주먹과 손바닥. 

 

사람의 생각도 드러난 의식意識과 드러나지 않은 무의식無意識이 있다. 드러난 즉 양陽이며 신神이요, 드러나지 않은즉 음陰이요 귀鬼이다. 그렇다면 의식과 무의식은 달리 있는 것인가?
무의식을 비추면 무의식이 의식이요, 의식을 비추지 못하면 의식이 무의식이다. 사람이 깨어서 스스로를 비추면 온전한 의식과 정신이며, 스스로 깨어있지 못하면 무의식 속 귀신의 노름 속에서 사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은 전체가 의식이요 전체가 귀신며,
무의식과 의식은 본래로 ‘한 마음’일 뿐이다. 

‘한 마음’을 놓치지 않고 알지 못할 줄만 알면, 그대로 온전한 ‘사람’이다. 



———

두려움

“어떻게 하면 두려움을 끌어안을 수 있을까요?” “우리가 두려움이에요.” 




———

아픔

‘이길 수 있는 아픔’은, ‘지금只今의 현실現實’로 되돌아오게 하는 묘약妙藥이다. ‘후회’ 혹은 ‘기대’라는 허상虛想으로부터 여기의 진실眞實로 되돌아오게 하는. 우리의 현실이 자신을 되돌아봐주길 바라는 고함소리. 




———

차이 

毫裏有差호리유차 天地懸隔 천지현격,
털끝만한 차이가 있어도 하늘과 땅사이로 벌어진다. 
하늘과 땅 사이로 벌어짐은 털끝만한 차이가 있음이다. 




———

평등 

세상에 있어서의 절대 평등은 허공
사람에 있어서의 절대 평등은 죽음




———

이때 

 

이 때를 사는 사람은 얻고 잃음이 없네. 




———

연녹색 

 

산에는 ‘오월 단풍’ 




———

절에서 필요한 것

쥐 못 잡는 고양이와 일 못하는 늙은이





———

약풀

마을에 살 때에는 다 잡초 아닌것이 없다가
산 속에 들어오니 다 약초 아닌것이 없구나. 산 속에 살 때는 다 잡초 아닌것이 없다가
마을에 들어오니 다 약초 아닌것이 없구나. ———————• 
어두운 사람에겐 다 잡초 아닌것이 없고, 
산속의 산꾼에겐 다 약초 아닌것이 없다. 

약초는 산에도 있지않고 마을에도 있지 않고, 
오직 한 마음에 있어라. 




———

성냄 

 

怒성낼 노. 
奴, 노예의 心, 마음. 

죄수나 간수나 얽매어 있기는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죄수 아니면 간수다. 이 둘을 뛰어나야 한다. 

- 송담선사 말씀. 




———

거리 

땅과 하늘의 거리
와 
몸과 마음의 거리 

끝없이 멀고,
사이 없이 가까운. 




———

비갠 뒤 

비갠 뒤 
안개 낀 江가 
흐르며 사라지는 고깃배. 




———

이기고 지는 것

이기고 지는 마음 모두 떠나 다툼 없으면
스스로 편안하다. - 법구경

이기고 지는 것 없는 게 아니고, 
이기고 지는 데 마음이 없는 것. 





———



백년에 걸쳐 허공에 문 하나를 만들어
그 때에사 비로소 그 문으로 지나가려 한다. 




———

스승 

스승은 단 한 분이며
스승은 모든 것이다. 삶이 스승이요, 그 경험이 스승이다. 

- 샬럿 조코 백.



———

원망 

子曰:放於利而行、多怨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익을 따라서 행동하면 원망이 많아진다. 

이해利害에 바탕을 둔 행동과 일은 최후에 원한을 사게 된다. 




———

괜찮아 

노래하고 춤추는 것도 부처님의 법음이고, 소리 지르고 신음을 내는 것 역시 부처님의 법음이다. 

‘괜찮아’라는 뜻은 내게 ‘그래서 행복해요’라는 의미가 아니다. 괜찮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깨달은 상태란 무엇일까? 나 자신과 내 삶의 환경 사이에 더는 어떤 분리가 없을 때다. 삶이 어찌 되었든 있는 그대로 머무는 것이다. ..... 괜찮거나 그렇지 않거나 상관없이 당신에게 온 삶이라는 것이다. 

 

- 샬럿 조코 백. 





———

갈등 

갈등은 우리가 갈등이라고 해석할 때 존재한다. 

- 샬럿 조코 백. 




———

외로움

누군가를 만나지 못함으로 부터 오는 것이 아닌,
나를 만나지 못함으로 부터 오는 것. 





———

지혜 

 

지혜란, 구할 것이 없다는 것을 보는 것이다. 

- 샬럿 조코 백




———

칼날 위 

 

나누어진 삶을 어떻게 하나로 가져올 수 있을까?
칼날 위를 걷는 것이다. 말 없이 경험할 때 우리는 칼날 위를 걷는 것이다. 

현재 순간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 날 위를 걸을 때 나누어짐으로써 고통받는 상태는 하나로 돌아간다. 칼날 끝을 이해하는 것이 참선수행이다. 

- 샬럿 조코 백





———

불법

우리는 불법에 대해 말할 필요가 없다. 
불법은 우리가 있는 이 모습에 있을 뿐이다. 

- 샬럿 조코 백





———

가까움과 멈

 

가장 가까이서 보는 법은
가장 멀리서 보는 것이다, 

볼래야 볼 수 없고
안 볼라야 안 볼 수 없는
나 그대를 사랑한다. 

가장 멀리로 보는 법은
가장 가까이서 보는 것. 




———

시간 

생각과 행동 간의 거리. 

- 크리슈나무르티. 




———

 

 

걷다보면 
문득 걷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

상처 

 

언제부턴가 지나는 누군가의 흉터나 상처를 보게 되면, 마치 하나의 장신구처럼 보인다. 
그의 보이지 않는 마음을 아름답게 꾸민 장신구. 이 사람은 몸의 일부분을 내어주고 어떠한 용기를 배워 얻었나? 
상처라는 장신구는 분명한 그만의 아름다움을 갖는다. 

카인의 표식이 이런 것일까? 




———

진정 오늘을

어떻게 하면 진정 오늘을 오늘처럼 살 수 있을까? 
‘내게 주어진 이 날이 앞으로 얼마일까?’되묻는다. 
걷는 것, 
웃는 것, 
절하는 것, 
햇살 보는 것, 
새벽 새 소리를 듣는 것,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맞는 것.....
멀리 할수록 가까워지고, 가까이할수록 멀어지는 그것. 




———

 

달 가루

- 옛 어느 아이. 




———



흙도 빛을 낼 줄을 안다. 




———

강직

사람이 욕심이 있으면 강직할 수 없는데, 그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만나면 항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무욕無慾에 이르러야 강직할 수 있습니다. 

有求皆苦,無慾則剛

구함이 있으면 모두 괴로움이고, 

욕심이 없으면 강직하다. 

- 남회근 <논어 강의>





———

참된 선


선善은 선善이 아니며,
악悪과 더불어 성(性)이 다름이 없는 것
이것이 참된 선(眞善)이다. 

 

善法 非善法 與惡 性無殊 是名眞善法


-함허. 




———

수평선 

저 수평선은 
대지와 하늘을 품고 있었네. 





———

學人 

배우는 사람.
사람됨을 배움. 

사람됨을 배우는 사람. 




———

강물 

이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없어요. 그러니 무언가에게 영원한 존속을 요구하는 건 어리석은 것이겠죠. 하지만 그것이 존재할 때 그 안에서 기쁨을 취하지 않는 것은 훨씬 더 어리석은 거예요. 변화가 존재의 본질이라면 그것을 우리 철학의 전제로 삼는 것이 현명하죠. 

 

똑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순 없어요. 강물은 끊임없이 흐르니까. 하지만 다른 강물에 들어가도 그것 역시 시원하고 상쾌한 건 틀림없어요. 

- 서머싯 몸 <면도날> 중.




———

불법은,


언제나 지금 여기에 있다. 빨리 밥 먹고 좌선하러 가서 앉는 것이 아닌 밥 먹는 바로 거기에 불법은 있다. 




———

지혜의 가치 

지혜는 돈이 안 된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 
또한 지혜이다. 

- 남회근 




———

智悲雙運。 

 

悲不入涅槃,智不住三有。
대자비하기 때문에 열반에 들지 않고, 
대지혜를 갖추었기에 삼유(삼계)에 머물지 않는다. 

- 경전.




———

페인트 


순수해지기 위해 순수라는 페인트를 내 얼굴에 칠한다. 




———

참으로 내것인 인생.


“일출과 일몰은 매일 있으니까
네가 맘만 먹으면 볼 수 있어. 
너도 아름다움의 길에 들어설 수 있어.” 

 

— 내 인생도 모두의 인생처럼
신비롭고 돌이킬 수 없고 고귀한 존재다. 

참으로 가깝고
참으로 현재에 머물며
참으로 내 것인 인생. 

흘러가게 둔 인생은...
얼마나 야성적이었던가. 

 

- 영화 wild. 




———



누구나 한 번은 길을 잃고
누구나 한 번은 길을 만든다. 

 

- 세릴 스트레이드의 <wild> 중에서. 




———

그릇 

 

마음속을 방황하는 말들은 뜻을 담아내는 그릇들.
백 천의 그릇들을 빚어내지만 그릇 굽는 그 틀의 손은 볼 수가 없네. 




———


明月


清流掃明月 맑은 물은 그 속에 비친 밝은 달을 쓸고,
清風拂明月 맑은 바람은 하늘에 뜬 밝은 달을 닦는다.





———

不垢不淨 

닦지 않아 더러워지는 것 아니며,
쓴다고 더 깨끗해지는 것 아니다. 




———

허락 

 

네가 가진 그대로를 허락할 수 있다면
네 마음에 화를 입힐 일 없겠지. 




———


기적

내게 없는 것을 구함으로부터
내게 있는 것의 발견으로의 회귀. 




———

효자

“회초리 아래에서 효자가 나온다.”
고통은 삶을 살찌운다. 




———

 

 

지금 하지 않으면 
다시 언제를 기다려서 한단 말인가. 더 늙고 병들어서?
다음 생애에?




———

졸음 

볕이 좋은 초겨울 날,
고양이는 나무 아래 웅크려서 잠자고
스님은 방석 위에 웅크리고 졸고 있다. 




———



물가 바위에 걸터앉은 아이는 
작대기로 물속의 달을 후려쳐 산산조각을 내지만 
하늘에 있는 달은 본래로 한 번도 이지러짐이 없고,
물속의 달은 다시 그 빛들을 모은다. 




———

정진

나는 발걸음이 느립니다. 
그렇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습니다. 

- 에이브러햄 링컨. 




———

물러남 

 

聰明難,糊塗亦難,由聰明而轉入糊塗更難。
方一着,退一步,當下心安,非圖後來福報也。 

“총명하기는 어렵다. 어리석기도 어렵다. 총명에서 어리석음으로 들어가기는 더 어렵다. 
한 수를 놓아 버리고 한 걸음 물러나면, 즉시 마음이 편안하니, 뒷날 복으로 보답받기 위해서가 아니다.” 

 

- 정판교

물러섬이 복이다. 




———

맑음 

水太淸則無魚,人太淸則無福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맑으면 복이 없다. 

- 옛말




———

그대로 

圓通不許離塵寰。
道在尋常日用間。 

원만히 통달함은 세간의 티끌 떠나기를 허락지 않나니
도道는 날마다 쓰는 평범함 속에 있다. 

- 楚石梵琦禪師語錄




——— 

生滅非實相 實相是生滅 
非春去又秋 靑葉染紅色 

 

생멸生滅은 실상實相 아니요
실상實相은 이 생멸生滅이라. 

봄 가고 또 가을 아니라
푸른 잎 붉게 물듦이라. 

- [靑梅集] 靑梅印悟. 

— 봄이 가고 나서야 또 가을 오는 것 아니니, 
봄은 가지도 않았는데 그대로 또 가을이라. 

푸른 잎 떨어지고 또 다시 붉은 잎 달린 것 아니니,
푸른 잎 그대로가 붉게 물든 것이라. 






———

메마른 가지에도 

분홍빛 꽃물 들어있음이 이 겨울을 다시 물들인다. 

 

 

 

 

___

 

옹이 

 

잘라진 나무에 옹이가 생기기까지는 
얼마간의 시간과 얼마간의 아픔이 필요한것 같아. 

하늘 향해 멀리 뻗어올리진 못하더라도 
세월과 함께 단단해질 수는 있잖아. 
그런 대로 굴곡도 아름다울 수 있잖아. 




———

잔치 

 

세상에는 흩어지지 않는 잔치란 없다. 

 

- 남회근. 




———

한 생각 사이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요?
선종에서 말하는 당하즉시當下即是에 있습니다. 
지금 이 찰나에 있습니다. ...
이 순간이 바로 복이요 한 생각 사이에 있습니다. 
이게 바로 불이不二입니다. 

 

- 남회근. 




———

마구니

나는 마구니의 마구니다.
나는 마구니에게 속고,
마구니는 다시 그런 나에게 속는다. 나와 마구니 이 둘은 서로를 속이면서 스스로 속아 아까운 한 생애를 마치려한다. 서로가 서로를 이기려 하면서 지게 되는. 그러나 부모가 자식에게 져주며 기뻐하듯, 보살 마구니도 역시 져줌을 기뻐한다. 




———

망상반야 

了妄想是空,妄想即是般若.
了般若是有,般若即是妄想.
망상이 공空인줄 알면 망상이 바로 반야이다。.
반야가 유有인줄 알면 반야가 바로 망상이다. 

- 원환선. 




———

아무것도 아닌 모든 것. 

사람들은 불교도가 무슨 뜻이냐고 묻곤 합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진정한 구도의 길은 무엇이 되는 일이 아닙니다. 
구도란 무엇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누군가가 되려 하고 누군가이려 하는 헛된 노력을 내려놓을 때 자유와 깨달음은 스스로 찾아옵니다. 
우리는 이미 우리 안에 불성이 있음을 압니다. 

그리고 자유라는 것이 얼마나 노력 없이 펼쳐지는지를 보면 놀라게 됩니다. 

 

- 아남 툽텐.(노 프라블럼)




———

‘離一切相、即一切法’
일체 상(相)을 떠났으며, 일체 법(法) 그대로이다. 

 

- 능엄경. 

 

 

‘無實無虛’

- 금강경. 




———

봄꿈 

 

“人似秋鴻來有信,事如春夢了無痕” 

 

사람은 가을날 기러기같이 신의 있게 오지만,
일이란 봄날의 꿈을 깬듯이 아무 흔적이 없네. 

- 소동파. 

사람은 가을날 기러기가 때가되어 돌아오듯 어김이 없이 생을 또 받아나지만, 그 한 평생의 일이라는 것은 따듯한 봄날에 창가 책상에 기대어 잠깐 졸다가 깨면 사라져 버리는 꿈과도 같은 것이라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기러기 놀다 날아간 뒤의 모래밭 발자국처럼. 





———

다음 단계 

 

“이제 이 다음 단계는 무엇입니까?”
“다음 단계 같은 것은 없습니다. 이것이 그것입니다.” 

 

- 아남 툽텐. 




———

준비 없는 삶 

지금 쉬는 이 숨이 마지막 숨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바로 지금’이 충만하게 살 때입니다. 
찾아 헤매고 있는 모든 것을 ‘이미 얻은 듯이’ 살아야 합니다. 

 

- 아남 툽텐. 




———

행복의 규정 

행복은 규정 지을 수 없고,
언제나 거기에 있는 것을 찾는 사람에게 있다. 





———

겁쟁이 

자신을 높이는 일이나
자신을 낮추는 일이나
두 가지가 다 겁에서 비롯된 마음이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삶이 주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을 높이지도 또 낮추지도 않는다. 
그런 용기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자신의 본분을 지킴에서 나온다. 




———

건반 

 

노인의 연주...

건반 위에서는 젊다. 
언제나. 




———

높음 

 

아무리 높은 하늘도 땅 위에 다름 아니다. 




———

무진등

번뇌가 다함이 없으므로 
이 알 수 없는 마음도 다함이 없어라.




———

사랑 

구함이 없는 정열이 사랑이다. 
마치 저녁노을의 아름다움과 같이…

- 크리슈나무르티. 





———

문제

“오직 문제가 있을 뿐, 해답은 없습니다. 
문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풀려버리니까요.” 

 

- 크리슈나무르티<생활의 발견>





———

낮잠 

조는 사람은 바로 잠을 깬 사람이 조는 것이다. 
잠을 깨는 사람은 바로 졸던 사람이 잠을 깬다. 






———
 

 

봄이여,
가시는 듯 돌아오소서. 




———

나이테

나무들은 겨우내 단단히 웅크렸던 그 나이테만큼, 
딱 그만큼의 봄을 다시 여기로 불러온다. 




———

새꽃 

 

舊竹生新筍 묵은 대나무에서 새순이 돋아나고
新花長舊枝 새꽃은 옛 가지에서 자란다. 
雨催行客路 비는 여행자의 길을 재촉하고
風送片帆歸 바람은 조각배가 돌아오도록 보내준다. 

- 금강경 오가해. 





———

풀꽃 

 

티끌 속에 있으면서 티끌을 벗어나는 저 풀꽃들. 






———

무아 

무아의 삶은 특정한 대상 위에 중심으로 자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에서 중심을 이루는 것이다. 그렇다. 
이는 ‘집착하지 않음’이다.

- 샬럿 조코 백 





———

바램 

우리는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다. 
오직 우리 인생만이 우리 차지다. 
그러나 이것도 이미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이다. 

- 샐럿 조코 백






———

새벽 

산에 걸친 저 달은,
새벽 새가 울어서 조금 더 오래 밝다. 






———

봄, 가을

만 산에 가득한 붉고 푸른 꽃과 잎이 한 봄빛이요
일 만 잎사귀 바람에 흔들리니 한 가을소릴래라. 
萬山紅綠一春色
萬葉風動一秋聲 






———

어려움 

단단한 흙에서 연푸른 여린 새싹이 돋아나고
단단한 나무둥치에서 여린 새잎이 돋아나듯, 

어려움 없음은 어려움 속에서 돋아난다고. 





———

배움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상대방 앞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제로’ 상태의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일이다. 

- 모리시타 노리코(일일시호일) 





———

 

 

“차는 형식이 먼저예요. 

처음에 형태를 잡고 그 다음에 마음을 담는거죠”

- 일일시호일. 

 바흐의 음악처럼.






———

오늘

오늘은 처음이자 마지막.






———

성취 

서랍 속의 반딧불.

결국은 틈새로 날아가고, 날이 새면 아이는 영문을 모른 채 운다. 





———

소유

흙이 물을 가지고 있듯. 





———

사람 

'살아짐' '사라짐' 

'살아감' '삶' 




———

그 나를

졸 때는 졸지 않으려 하기보다
졸고 있는 그 나를 찾는다. 

욕심이 일어날 때는 욕심내는 나를 꾸짖기보다
욕심내고 있는 그 나를 찾는다. 

두려움이 일어날 때는 두려움에서 도망 가기보다
두려움 일으키는 그 나를 찾는다. 




———

한 물건

衆生日用不知這一物 
중생이 날마다 쓰되 아지 못하는 한 물건. 

 

- 수심결 





———

다행多幸 

不幸에서 不를 빼면 幸이다. 

不幸에서 不를 더하면 幸이다. 




———

울지 않을 수 없다.

 

봄이 되면 
종달새는 울지 않을 수 없다. 

- 고흐. 




———

안전한 

위험의 한가운데 안전한 곳이 있는 법이지. 
우리에게 뭔가 시도할 용기가 없다면 삶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니? 

 

- 반 고흐. 1881년 12월. 




———

구함 

多病所需唯藥物
微軀此外更何求 

- 杜甫 

병이 많으니 필요한 것은 오직 약물이라,
미천한 몸이 이 밖에 다시 무엇을 구하리오. 

 

 

 

 

___

 

반연 

 

반연심攀緣心은 무엇으로 좇아 일어나는가?

구하고 바라는 마음을 좇아서 일어난다. 
마치 덩쿨 줄기가 소나무를 타고 올라가듯. 




———

물감 

 

한 사람은 일을 해서 번 돈으로 누군가에게 물감을 보내주고, 한 사람은 받은 물감으로 바람이 부는 추운 밭두렁에 서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다. 

그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가? 

그리고 지금 나는 어떤 그림을 그려가고 있는가?
내가 그린 그림을 다시 그에게 보내줄 수 있겠는가?

농부가 밭을 가는 마음으로 캔버스를 물감으로 일구어야 한다. 소박한 사람에게 말을 거는 그런 그림을... 

그에게는 마지막 전해줄 작품이 있으나, 
나는 다시 무엇을 전해줄 것인가?




———

본래로 

빛은 본래로 띠끌에 있고,
진여는 본래로 망념에 있으며,
부처는 본래로 중생에 있고,
정토는 본래로 세간에 있다. 

 

약은 본래로 병 가운데 있으며,
해탈은 본래로 결박에 있으며,
깨끗함은 본래로 더러움에 있다. 

來無所來하샤미 月印千江이오 
去無所去하샤미 空分諸刹이로다. 

•오셔도 오신 바 없으심이, 달이 즈믄가라매(천강에) 
비추임이오, 

- 달이 저마다의 강물에 내려와 있지만, 잠깐도 달의 본래 자리를 떠나온 적이 없으십니다. 

•가셔도 가신 바 없으심이, 허공이 여러 나라에 나누임이로다. 

- 열반하신 부처님의 사리를 여러 나라에서 나누어 가져갔지만, 허공과 같은 법신을 어떻게 나누어 가져갈 수 있을까요. 허공과 같은 부처님 몸은 잠깐도 가신 적이 없으십니다. 

세종대왕님의 한글 또한 오신바 없으며 가시는 바가 없이, 이렇게 서로 주고받고 있습니다. 제가 쓰는 이 글자들도, 눈앞에 있으면서 이렇게 가는 바 없이 가고 이렇게 오는 바가 없이 옵니다. 

그래서 부처님과 세종대왕님과 한글, 

그리고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如如여여’ 합니다. 


감사한 한글날!




———

不在三界中、即在三界中、是名界外、
是聖賢境界、佛菩萨境界。 

 

‘삼계 가운데 있지 않으면서, 삼계 가운데를 떠나지도 않는 것’,
이것을 ‘계외界外’라고 하며, 이것이 성현의 경계요 불보살의 경계이다. 

- 남회근. 




———

단서

번뇌를 없애려 하는 번뇌,
혼침을 쫓으려 하는 혼침. 
번뇌 바로 그놈이 찾는 놈이다. 
혼침 바로 그놈이 찾는 놈이다. 




———

끊음 

 

抽刀斷水水更流,舉杯消愁愁更愁

칼 뽑아 물을 베어도 물은 다시 흐르고,
술잔 들어 근심 달래도 근심 더욱 근심되네. 

- 이태백




———

하나 (一)


아래의 불과 위의 물이 만나며 뜨겁게 달궈진 주전자 바닥에서, 거품 하나가 홀연히 생겨 오르다 결국 수면 위에서 터지는데, 공기를 싸고 있던 무거운 거품은 다시 물로 돌아가고, 그 속에 있던 가벼운 공기는 다시 하늘로 돌아갑니다. 꼭 우리들 인생과 같습니다. 

공기와 거품은 하나의 수면水面에서 사라지고,
해와 달은 하나의 수평선水平線에서 사라지며,
새 노래하는 소리와 귀뚜라미 우는 소리는 일시一時에 사라집니다. 




———

사랑

 

세상이 주는 ‘사랑’의 다른 이름이, ‘사라짐’ 혹은 ‘변함’ 인 듯해요. 

모든 것은 스스로를 버리고 기꺼이 변해가고 사라져 가는데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

 

성현의 크신(大) 말씀에 점(‘)을 보태면 犬소리가 된다. 
그리고 때로는 太소리가 된다. 

잘 붙여야 한다. 





———

불성佛性 

불佛은 각자覺者, 깨달은 사람이다. 
승僧은 각자覺者, 깨닫는 사람이다. 

불佛은 깨닫는 자를 깨달으신 분이고,
승僧은 깨닫는 자를 깨닫는 사람이다. 






———

내 맘 

내 맘에 딱 들어맞는 사람은 딱 두 분인데,
한 분은 부처님이고, 또 한분은 마구니이다. 




———

진언

진실한 말 한마디




———

강호[江湖] 

세상사 메마르고 험난해서 술 없이는 무슨 맛에 의지해서 살며, 강호는 외롭고 적막해서 도 없이는 무슨 맛에 의지해서 살까? 

메마르고 험난한 맛에 살면 술이 필요가 없을 것이고,
외롭고 적막한 맛에 산다면 도가 필요가 없을 것이다. 




———

자유 

자유는 밖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 ‘스스로를 말미암아’ 있는 것이다. 

스스로를 자유롭게 하고자 함에, 

먼저 얽매여 있는 그 ‘스스로’를 찾자. 




———

걱정 마세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렇게 걱정 안 해도, 때 되면 우리는 다 끙끙 앓다가 죽습니다. 이 몸과 영영 이별합니다. 그놈이 괴롭힐 날도 그리 많지는 않아요. 

방황할 수 있는 날도,
정진할 수 있는 시간도. 




———

티끌과 해탈 

在尘出塵不可暫廢 

티끌 속에서 티끌 벗어나기를 잠시도 멈추지 말아라. 

 

- 티끌 벗어남을 티끌 속에서 하기를 잠시도 잊지를 말아라. 
눈과 귀가(六根) 색과 소리(六塵)를 만나 망상(六識) 일어나는 바로 그 때, 그 찰나를 향해서 머리를 돌이킨다. 覺者(佛)를 찾는다. 

해탈을 티끌에서 구한다. 




———

나이 

살아져 버린 시간과 
살아 온 시간. 살아온 나이인 죽어 간 나이. 




———

무명 無名,

달은 그 이름표를 보고 찾아오질 않는다.






———

박수 

손가락질 하는 손은, 
지난 날 박수치던 바로 그 손이다. 박수치는 손은, 
지난 날 손가락질 하던 바로 그 손이다. 
모든 건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

사진기 

세상을 보는 법에 따라 얼마든지 세상은 아름답게 담을 수 있다. 





———

梅枝片白애 足知天下春이며 梧桐一葉에 可知天下秋
매화 가지 조금 하얌에 천하가 봄인 줄 족히 알며, 
오동 한 잎의 소리에 천하가 가을인 줄을 안다. 

- 함허. 

봄을 보고 가을을 듣다. 





———

선지식 

깨달은 중생






———

신께서는 

신이 나라는 사람을 빚으면서, 
‘적게 넣은 것’과 ‘많게 넣은 것’은?

“신께서는 저한테 남김없이 다 넣어주신 것 같애요.” 

- 주은이라는 어린이. 




———

귀신 

우리 유가의 도는, 저 멀리 있는 깊숙하고 오묘한 어떤 이치에 뜻이 있지 않고, 일상생활 하는 현실 속에서 그 도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사람이 하늘과 땅의 음과 양을 받아서 태어나는데, ‘음’과 ‘양’이 바로 ‘귀’와 ‘신’ 인, 즉 <귀신>입니다. 다시 말하면, 산 것은 ‘신’이 되고, 죽은 것은 ‘ 귀’인 것입니다. 

사람의 ‘움직임’과 ‘고요함’, ‘들이마심’과 ‘내뱉음’, 해와 달의 ‘차고’ ‘이지러짐’, 나무와 풀의 ‘피는 것’ 과 ‘지는 것’ 
이것이 모두가 ‘음’과 ‘양’으로 상대되어 존재하는 것이니, 곧 세상 모든 것이 음과 양, 귀와 신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귀신이라고 별달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의 정신인 ‘신’이 그림자인 ‘귀’와 작용하는 것일 뿐입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그 귀신을 부릴 수가 있으니, 선한 마음에는 선한 귀가 따르고 악한 마음에는 악한 귀가 그 신을 따르니, 참으로 귀신을 부릴 수 있음은 바로 나의 한 생각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귀신은 참으로 있는 것이며, 동시에 귀신은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 [안득장자언]




———

변하지 않는 것 

그렇게 떨어지는 꽃들은 어디에서 왔는가?




———

봄 

봄을 사는 사람은 봄을 모른다. 

한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은 사람은 봄의 한 가운데 있다. 





———

팥죽 

同志동지!
冬至 동지를 축하하오! 
동지처럼, 팥쭉같은 어둠속에 새알 같은 기쁨을 맛봅세다.

음(어둠)이 가장 많고 양(밝음)이 하나 생기기 시작하는 때를 동지라 한다. 동짓날의 팥죽은, 동지처럼 어둔 팥으로 그릇속에 가득차 있지만, 그 속에서 때때로 하얀 새알이 숟가락 위에 담긴다. 하얀 새알은 어디에서 왔는가? 어두운 팥죽 속에서 생겨났다. 붉은 새해는 어디에서 오는가? 칠흙 같은 어둠 속에서 생겨난다. 참된 기쁨은 어느 곳에서 오는가? 칠흙 같이 어두운 시간 속에서 온다. 팥죽을 한 그릇 다 비우고 나면, 그릇 속은 하얗고 환하게 비추인다. 




———

진리의 자리 

우리가 발견해야할 진리의 자리는, 바로 여기 이곳이지 다른 곳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갈 곳이 바로 여기 이곳이지 다른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

귀갓길

기쁨에 머무를 수 있는 사람은, 
낮에 사물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다. 
고통에 머무를 수 있는 사람은, 
밤에도 사물을 볼 수 있는 귀를 가진다. 
낮과 밤이 만나 ‘하루’가 되듯,
기쁨과 고난이 만나 ‘삶’이 되듯,
눈과 귀가 만나는 곳에서 온전히 ‘제자리’로 되돌아간다.

눈과 귀를 열고서, 낮과 밤을 바로 보자. 






———

능력 能力

‘가능성의 힘’

가능성의 힘(能力)은 누구에게나 있다. 
다만 그것을 믿는 힘은 저마다가 다르다. 






———

죄와 복 

죄를 짓는 바로 그것이 죄를 받는 바로 그것이다. 
복을 짓는 바로 그것이 복을 받는 바로 그것이다. 

죄와 복을 짓는 자는 찾을 수가 없지만, 

죄와 복은 때를 따라서 그렇게 있다. 






———

해탈 

삶, 늙음, 병듦, 죽음. 이것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것이 아니라,
잘 살고, 잘 늙으며, 잘 병들고, 잘 죽으려 하는 것이다. 





———

고통의 계절

우리는 살아 있는 한 두려움을 느낀다. 이는 우리 존재에 내재된 부분으로, 매우 추운 겨울날이나 나뭇가지를 부러뜨리는 바람처럼 자연스러운 것이다. 만약 우리가 그것을 저항하거나 회피한다면, 우리는 깨달음을 얻을 호기(好期)를 잃게 된다. 너 고통의 밤이여.
왜 나는 너를 받아들이기 위해
더 깊이 무릎 꿇지 않았던가.
슬픔을 가누지 못하는 자매들이여,
왜 나는 항복하며 당신의 풀어헤친 머리칼에 얼굴을 묻지 않았던가.
우리는 고통의 시간을 얼마나 낭비하고 있는가,
고통의 끝이 있는지 그 너머만을 보며 얼마나 괴로운 시간을 보내는가.

그러나 고통은 참으로 우리들의 계절, 
우리들의 겨울......

-릴케- 





———

 

한 겨울 가운데 봄빛,
가지 위 작은 새 한 마리 물 속 고기와 함께 비추이네. 






———

반딧불이 

뜨겁게 사를 수는 없어도 
가슴으로 밝힐 수는 있다. 





———

매화 

주먹 쥔 매화. 

 

한 때는 주먹 쥐고 세상에 나와,
한 때는 손을 펼쳐 세상 떠나는, 

봄 마다 그 자리에 꽃을 맺지만,
그 자리 꽃은 이전 꽃이 아니네. 





———

세계 

테두리 없는 거울.






———

밝음과 어두움 

人雖至愚 責人則明
雖有聰明 恕己則昏 

사람은,
비록 지극히 어리석으나 남을 꾸짖는 데에는 총명하고,
비록 총명함이 있으나 자기를 용서하는 데에서 어리석다. 

 

- 명심보감





———

보약 

나쁜 음식을 먹지 않는 것. 
나쁜 행실을 하지 않는 것. 
나쁜 생각을 하지 않는 것. 

이것이 보약을 먹는 것이다. 





———



말함에 마땅함이 앎이요 침묵함에 마땅함이 앎이다. 
그러므로 침묵할 줄 아는 것이 말할 줄 아는 것이다. 
言而當知也. 默而當亦知也. 故知默猶知言也.


- 순자 





———

볕뉘 

小窓多明 使我久坐
작은 창에 볕이 많으니 나로 하여금 그 앞에 오래도록 않아있게 하는구나. 

- 김정희. 



오늘 날씨가 이 글귀를 또 생각나게 하는군요. 
문득 사전을 뒤적이다, 
‘볕뉘’라는 말이 있더군요. 

“나뭇잎이나 벽 틈 사이로 조금씩 비치는 햇볕, 또는 햇살 무늬”를 이야기한답니다. 

툭 트여서 내리쬐는 햇빛은 못되지만, 오히려 사이사이로 간간히 비춰주는 햇살이 더 감사하고 고맙게 느껴지는 3월입니다. 

볕뉘처럼 아름다운 마음으로. 







———

인간 

완전하게 불완전한 존재. 






———

새 한마리 

 

서쪽 처마 끝에 적은 새 한 마리는,
동쪽 산마루에 붉은 태양을 부른다. 





———

땅의 언어 

땅의 언어는 꽃과 나무. 





———

죽살이 

썩으면 싹이다. 

싹이면 썩는다. 





———

필요한 만큼

 

물고기는 필요한 만큼 그 물 속을 헤엄치고,
새는 필요한 만큼 그 허공을 날으며, 
그 가운데,
사람은 필요한 만큼 그 일상을 쓰면서 산다. 

Normal에서 정신을 차리면, New Normal 





———

길 위에서

 

땅을 인해서 넘어진 사람은 땅을 집고서 일어난다. 땅이 사람을 넘어뜨린 것이 아니며 또 땅이 사람을 일으켜 주지도 않는다. 

넘어지고 일어나는 것은 사람에게, 곧 나에게 말미암는 것. 

 

땅에서 넘어져 한참을 울다가 문득 노란 민들레를 보고서 고개를 조금 들어 올리니, 내가 더 걸어갈 수 있는 길이 있고, 하늘의 태양은 온갖 만물을 낱낱이 공평하게 비추어 주고 있구나. 툴툴 털고 일어나 걸으면 될 일이고, 조금 아프면 조금 울면 된다. 넘어진 사람은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난 사람은 걸어갈 수 있다. 

땅과 하늘은 말이 없지만, 
이렇게 말없이 비춰주고, 손 없이 우리를 일으켜 준다. 

 

 

 

 

___

 

정묘국토淨妙國土 

 

물의 성질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라 말하지만(法雨), 

떨어지는 물은 한 때 올라갔던(水蒸氣) 물이 내려오는 것이다. 

하늘의 비는 중생에 대한 부처님의 은혜요, (應)
바다의 수증기는 부처님에 대한 중생의 은혜다. (感)

부처님과 중생이 다르지 않아서 은혜로 가득 찬 곳이 정묘국토淨妙國土. 





———

물음 

물음은 언제나 우리가 새롭게 태어나는 곳이다. 






———

재산

만리장성은 지금도 보려니와, 
만리장성 쌓은 진시황은 이제와 보지 못하네. 

 

- 정판교




———

쇠똥구리 

 

발로는 쇠똥을 굴리며
눈으로는 은하수를 본다. 

 

쇠똥이 별이 되도록. 




———

예언

지금 일도 알지 못하는데, 미래 일을 어떻게 알아? 




———


걱정 

 

걱정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을 때. 코와 입을 막고 견디기 힘들 때까지 숨을 참는다. 숨이 터질 때, 그때에 그 걱정이 이미 남아있지 않다면, 
지금 살아 숨 쉬고 있는 이 순간이 그 걱정보다는 더 소중하다는 얘기다. 




———

돌아갈 때 

 

언제나 바로 지금이 돌아갈 때. 

“불원복不遠復 무지회无袛悔 원길元吉”
멀지 않아 돌이키면, 후회가 없으니 그것이 가장 길吉한 것. 





———



눈썹과 숨소리. 

 

요등遙登 

 

멀리 이르고 높은 곳에 오름. 

먼 곳으로 가려고 하면 가까운 곳으로 부터 하며,
높은 곳으로 오르려 하면 낮은 곳으로 부터 하나니. 

 

심춘막수향동거尋春莫須向東去
서원한매이파설西園寒梅已破雪
봄을 찾기 위해 저 동쪽으로 찾아가지 말아라. 
내가 살고 있는 서쪽 뜨락에 차가운 매화가 이미 눈 속에서 피어있느니라. 
동쪽으로 동쪽으로 여행을 떠나서 가장 먼 곳에 이르른 곳이, 내가 떠나온 좌복 왼쪽이더라. 지구는 둥글므로. 

다시, 
눈앞에 있는 눈썹을 살피고, 
코밑에 있는 숨소리를 듣는 것,
그리고 이 땅을 밟고 걸어가는 이 다리로부터,
그 보고 듣고 걷는 놈을 궁구해 나아간다. 




———

이해 

 

화가는 그림으로 자연과 사람을 이해하고,
시인은 시로 인생을 이해하고,
요기는 동작으로 순간을 이해하고,
참선자는 의심으로 자기를 이해하려. 

 

화가는 그림에 갖히기 쉽고,
시인은 시에 갇히기 쉬우며,
요기는 아사나에 갇히기 쉽고,
참선자는 좌선에 갇히기 쉽네. 




———

바람

‘바람’이 없으면 고요하다. 

 

 

 

 

___


부처는 말에 붙어 사람을 향한다. 
사람은 말에 붙어 부처를 향한다.

- arukda. 


문(文)을 붙어 의(義)를 궁구하며
의(義)를 붙어 문(文)을 찾으면,
문의(文義)의 그른 것이 작은 터럭만도 숨지 않아,
말갓말갓이 밝게 나타남이,
세상의 병맥이 어진 의원의 손에서 도망치치 못하듯 하리라. 

 

- 『금강경삼가해』, 함허. 




———

주객 

주인이 집을 나서면 그대로가 손님이요,
손님도 집에 돌아가면 원래로 주인이다. 




———

거울과 저울 

감공형평鑑空衡平
거울이 비고, 저울이 평함.

- 함허. 

빈 거울이 일체一切의 모양을 담아내는 것처럼.
평평한 저울이 천차千差의 무게를 가려내는 것처럼.




———

공부 

공부를 할 수는 있어도
공부를 가질 수는 없지. 






———

남에게 속지 마라 

 

남에게 속는 것은, 
‘남’에게 보여 주려는 ‘자기’에게 속는 것이다. 




———

시비 

“남의 ‘그릇되다’ 하는 말을 무던히 여길지니, 그릇된 것이 또 옳음이 되나니, 옳음과 그름으로 어찌 요의了義를 알겠는가? 

봄이 깊으면 꽃이 이끼 낀 땅에 떨어지도다.”

 

- 옛 사람.

- 옳음이 그름이 되고 그름이 옳음 됨은, 옳고 그른 것이 다름 아닌 한 몸(體)인 것이라.
봄 깊으면 한때의 꽃은 땅에 떨어져 이끼와 함께 거름 되나니, 겨울을 지나 다시 동풍이 불어오면 거름이 오히려 새로운 꽃이 되도다. 아름답고 추함, 바르고 삿됨, 진여와 망념이 곧 다름 아닌 내 한 몸이라. 





———

시월

하늘은 열리고
땅은 닫히며
사람은 돌아와 쉬려는, 시월이어라. 




———

나이 

 

산 나이가 곧 죽은 나이요,
죽은 나이가 산 나이다. 죽어온 만큼, 더 깊이 사는 법을 배운다. 




———

나이테 

 

해마다 오는 봄은 누가 불러 오느냐?
겨울의 웅크린 나이테들이. 




———

존재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존재하는 그대로 이미 완전하다.
바람, 돌, 새, 곤충, 나무, 그리고 사람...

물은 바다에 이르러야만 물인 것이 아니다.
물은 흐름을 목적으로 삼는다. 
설사 흐르지 않고 고여서 말라버린다 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사이에 어느새 하늘의 구름으로 흐르고 있다. 
그 또한 물이다. 살아있음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저마다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

감사 

 

낮에는 별이 보이지 않고,
점점 어두워지면서 별은 보이기 시작한다. 

 

 

 

 

___ 

 

 

길의 어원은 ‘길들이다’ 라고 한다. 

길은 본래부터 풀 가운데 있으나 사람이 알지 못한다. 

그렇다고 풀을 길들이지 않는다면 그 길은 발견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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