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그릇
스님은 인적이 드문 텅빈 산 속에 홀로 피어 있는 난꽃, 그 향기 만리를 가고. 보살은 어느 집 대문 가 아스팔트 위 낙엽과 함께 웃고 있는 민들레, 아침에 집 앞을 나서는 이에게 한 번 웃음을 준다. 산의 꽃이나 마을의 꽃이나, 모두가 정성으로 피어서 웃고 있는 건 매 한가지.